책제목 지금 여기, 산티아고
글쓴이 푸른향기 날 짜 15-11-05 19:47 조회( 378 ) 댓글( 0 )
지금 여기, 산티아고
저   자 : 한효정
출판사 : 푸른향기
발행일 : 2015. 11. 09
가   격 : 15,000 원
면   수 : 324
크   기 : 140*200mm
   

   

40일간의 산티아고 걷기여행, 떠날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시인이자 출판인 한효정이 여행 에세이『지금 여기 산티아고』를 출간했다. 2013년 봄, 저자는 암 수술과 이혼, 10년 동안 운영해오던 출판사의 위기 앞에서 좌절하는 대신 홀로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다. 900킬로미터의 힘들고 외로운 여행에서 그녀를 위로하고 격려한 건 사람이었다. 저자는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치유하고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되돌려놓는다. 40여 일간의 도보여행에서 그녀가 깨달은 건,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내는 지금 여기의 삶이 바로 순례의 길이라는 것이었다. 페이지마다 길 위의 여정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어 마치 독자가 함께 걷는 듯하다. 산티아고에 다녀온 이에게는 추억을,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좋은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무엇보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새로운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인생의 틈,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저자는 자신을 걷게 한 것은 등에 지고 있던 10킬로그램의 배낭과 스틱,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이었음을 고백한다. 눈보라 속에 피레네 산을 넘어온 순례자의 옷과 젖은 신발을 벗겨주는 규대, 두 아들과 함께 걷는 로리 부부, 75세의 외할머니와 함께 걷는 애슐리,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우울증을 앓는 에드워드, 자신은 인생학교의 학생이라며 노숙을 마다않는 모리츠, 바람 부는 언덕에서 순례자들에게 차와 스낵을 대접하는 청년 실업자 헤수스,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순례자들을 인터뷰하며 걷는 카자흐스탄의 슬라바, 치매 어머니의 죽음이 제 탓이라며 참회의 길을 걷는 연, 다리 부상으로 열흘 만에 카미노를 포기하고 돌아갔다가 일 년 후 다시 시작하게 되는 선주, 삶의 해답을 찾기 위해 걷는 이라크전 참전용사 정숙, 바르셀로나 게스트하우스의 여주인 소피…. 사람에 지쳐 떠난 여행에서 그녀가 만난 것은 또다시 사람이었다. 페이지를 넘기며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모두가 소중한 삶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학연수 대신 카미노를 하라. 산티아고 순례길은 삶의 멘토를 만나는 길

‘카미노는 움직이는 랭귀지스쿨’이다.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자,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걷는 동안, 또는 걷기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는 동안 순례자들은 함께 식사를 하며,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종교적인 목적으로 순례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 걷는 사람도 많아 어느 누구보다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다. 연령층도 다양해서 삶의 멘토를 만날 수도 있고, 내가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줄 수도 있다. 어쩌면 학교에서 커리큘럼대로 가르치는 어학연수보다 더 귀한 것을 얻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소개

2013년 봄, 삶의 고비를 맞은 저자는 하던 일을 접고 홀로 40일간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다. 10킬로그램의 배낭을 짊어지고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인 생장드피드포르에서부터 피니스테라까지 900킬로미터를 걷는다. 길 위에서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걷기도 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다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는다. 한 발 한 발 걸어 닿은 세상의 끝에서 ‘지금 여기’가 바로 시작점이라는 것을 깨닫고 돌아와 출판사를 재개하고 시를 쓰며 소박한 삶을 살고 있다. 도서출판 푸른향기 대표이며『서정시학』『심상』『에세이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나비, 처음 날던 날』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길

 

0일차 생장 행 기차에서 만난 사람들 | 생장,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곳

1일차 첫날 피레네는 나를 반겨주지 않았다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일차 우리 모두는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다 | 와인을 마시며 햇빛샤워를 하고 싶어

3일차 불편한 동행 | 팜플로나, 소몰이축제, 그리고 헤밍웨이

4일차 용서해요, 당신

5일차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 별의 도시에서 눈물을 만나다

6일차 공짜 와인을 마시고 길을 잃다 | 수녀가 되겠다는 26살 보람이 | 릴리에게 김장봉투를 빌려주다 | 아름다운 사람들

7일차 분노의 원숭이를 지켜보라 | 자상한 유럽 남자들?

8일차 외바퀴 위의 사랑 | 바람 부는 언덕의 헤수스 | 버리지 못한 것들 | 말이 통하지 않아도 괜찮아

9일차 칠레에서 온 로리네 가족 | 내가 알고 있는 그곳은 그곳이 아니다 | 금발의 천사를 만나다 | 지옥에서 온 알베르게 | 바에서 하는 아침식사

10일차 미국에서 온 채식인 메리 | 내 계획에 택시는 없어 | 낯선 남자와 단둘이 한 방에서? | 삼대가 함께하는 삶 | 어머니의 문자메시지

11일차 작고, 낮고, 하찮은 것들 | 카미노는 한 생을 걷는 일 | 달콤한 낮잠, 그후 | 밥그릇을 버리다

12일차 춥고 으스스한 산길을 걷다가 | 샤워실 저편의 남자 | 이탈리아에서 온 로베르토 | 메리앤과 보스꼬

13일차 짐승의 똥을 밟고 돌 언덕을 지나며 | 때론 타협이 필요해 | 산타마리아대성당

14일차 메세타고원에서 아버지를 생각하다 | 아 유 오케이?

15일차 나랑 같이 잔 남자야 | 헝가리에서 온 청년 스티브 | 빵빵빵 | 일곱 난장이를 위한 샤워실?

16일차 가장 늦게 산티아고에 도달하는 사람 | 바람, 바람, 바람 | 수로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그녀 | 노상방뇨, 그 원초적 본능 | 공짜 사탕? 공짜 사랑? | 작은 성당에서 열린 콘서트

17일차 신기루 같고 모자버섯 같고 종달새 같은 | 프랑코가 사준 오렌지주스 |머리 빗겨주는 남자

18일차 답을 얻어가고 있니? | 75세 데이비드의 네 번째 카미노 | 일곱 명이 함께 한 홍합 만찬 | 밤새 창밖으로 비둘기들 구구거리고

19일차 시간이 멈춘 곳, 후안 호세의 집

20일차 배낭을 멘 채로 소변보는 법을 익히다 | 이곳에 왜 왔니? | 카자흐스탄에서 온 슬라바

21일차 레온, 풍요의 도시 | 만나고 헤어지고, 헤어지고 만나고 | 이제부턴 혼자 걷고 싶어

22일차 어학연수 대신 카미노를 하라 | 어느 집 창가에 놓인 쿠키와 사탕 | 모국어가 그리워

23일차 걷기는 내가 주인공이 되는 일 | 포플러나무의 기도 | 지금이 바로 그때 | 내 친구들은 어디에? | 엉덩이춤을 추는 마리아 | 괜찮아, 이곳은 안전해

24일차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그림자와 함께 걷는 길 | 바디랭귀지도 안 통할 땐 어떡하지? | 좀 더 미친 짓을 해야 했어 | 침대 좀 바꿔줄 수 없을까요?

25일차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십자가 |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슬프다 | 아름다운 곳에 온 걸 환영해 | 체리나무를 키우며 살까 | 현희와 지윤

26일차 600킬로미터를 걸어오다 | 한 방울의 물에서 시작되었다 | 두 번째 송어를 발라먹고 있을 때 | 나의 페이스대로 걷다

27일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살표 | 라면의 힘으로 걷다 | 조용한 길동무 멜라니 | 뿔뽀와 와인에 취하다 | 마침내 앓아눕다

28일차 손 잡아줄 사람이 없어서 | 크레페 한 장과 노부인의 기도 | 뭉쳤다 흩어졌다 하는 가족 | 잘 가라, 내 양말들아 | 침낭 속에서 울다

29일차 내게 필요한 건 약이 아니라 관심 | 하트 돌멩이와 장미 향기 | 아름다운 것은 마음에 담아야 해 | 카사 데 카르멘

30일차 씩씩하고 당찬 한국의 딸을 만나다

31일차 사흘 후면 산티아고 | 누구나 저마다의 사연과 이유가 있다 | 당신의 뒷모습

32일차 마지막 한 걸음이 가장 힘들다

33일차 두려움의 끝은 어디일까 | 산티아고대성당에서 정오미사를 | 나는 틀리지 않았어

34일차 피니스테라, 세상의 끝을 향해 걷다 | 안도라에서 온 카를라

35일차 빗방울이 지친 어깨를 안마해주네 | 유기견과 함께 걷다 | 따로 살면서 함께하는 데수리 부부 | 레인메이커와 페이스메이커

36일차 사람이 제일 무서워 | 안개 속에서 길을 잃다 | 피니스테라에서 만난 사람들

37일차 세상의 끝에 서다 | 1,700킬로미터를 걸어온 트루디 | 마지막 만찬 | 패기만만한 모험가, 명기 | 세상의 끝에서 일몰을 보다

38일차 버스를 타고 다시 산티아고로

39일차 잡담을 나누는 일이 긴급 상황 | 비행기에서 만난 여자아이

40일차 소피 이야기

41일차 지중해 바닷가에서 조약돌을 줍다

 

에필로그 | 산티아고, 그 후

카미노 친구들로부터 온 편지

김장봉투를 빌려주고 저녁식사를 만들어준 그녀 - 잉가 릴리

스틱을 들고 혼자 걷던 씩씩한 그녀 - 로리 가르시아

도움을 주신 분들께

카미노 지도

 

- 본문 속으로

 

“나는 20년 전 미국인 모녀가 쓴 산티아고 순례기를 읽고 카미노를 꿈꾸어왔어. 그러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해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곳에 오게 되었지.” - 바바라 / 미국

 

“너희가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산티아고까지 걸을 수 있다면, 세상의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을 거야.”

- 로리 / 칠레

 

“네가 아직 털어내지 못한 것이 있다면 이곳에 모두 내려놓고 가렴. 산티아고 가는 길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가능하게 만드는 길이니까.” - 릴리 / 스웨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온 것을 환영해.” - 브래드 피트를 닮은 청년

 

난 인생학교의 학생이에요. 길 위에서 배우는 게 더 많거든요. 나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해요.

- 모리츠 / 벨기에

 

“다른 사람들은 이곳에 무언가를 버리러 온다는데, 저는 그들이 버린 것들을 줍고 있어요. 옷도, 스틱도, 심지어는 그들의 생각조차도요.” - 명기 / 한국

 

“이 길에서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은 너였어.” - 연 / 한국

 

“난 차가 아니라 와인이 필요해. 프랑스에서 여기까지 1,700킬로미터를 걸어왔다구!” - 트루디 / 네델란드

 

“산티아고 도보순례를 떠나봐. 길 위에서 자신과 대면하고, 네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봐.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 마누 / 프랑스

 

신기루 같고 모자버섯 같은 것이 삶인지도 모른다. 잡히지 않는 종달새를 잡으려 하는 일이 삶이라는 긴 여정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장의 잔고가 바닥을 보이는 지금도 이렇게 씩씩하게 걷고 있는데 무엇을 걱정하는가. 물집 한 번 잡히지 않은 단단한 발과 튼튼한 두 다리가 나에게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보다 더 소중한 자산인 걸. 마음의 잔고만큼은 바닥을 보이지 말자며 다시 한 발을 내딛었다.

 

카미노는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자,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연령층도 다양해서 삶의 멘토를 만날 수도 있고, 내가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줄 수도 있다. 튼튼한 두 다리와 열린 마음만 있으면 산티아고 순례길은 움직이는 랭귀지스쿨이 되는 셈이다.

 

때로 무모한 줄 알면서도 밀고 가는 것이 젊음이었다. 길을 잘못 들어 되돌아오는 일이 있어도 부끄러울 것이 없었다. 돌이킬 수 있는 것들을 돌이키기에 그는 충분히 젊었다. 설사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젊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을.

 

어쩌면 나는 ‘지금이 바로 그때’인 순간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라벤더 꽃길을 지나오면서도 그것이 라벤더라는 것을 몰랐듯이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지금 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지나고 있음을 바바라가 깨닫게 해주었다.

 

언제 나왔는지 그림자는 내 뒤에 바짝 따라 붙어 있었다. 지쳐서 한 걸음도 더 걸을 수 없을 때면 뒤에서 나를 밀고 있었다. 더 걸으라고. 조금만 더 가라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씨실과 날실처럼 엮이는 사람들. 우리는 더 이상 남이 아닌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삶의 종점에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바로 여기의 하루가 그렇게도 소중한 것이다.

 

멜라니와 나는 아름다운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멈춰 서서 말없이 경치를 내려다보다 다시 걸었다. 내 가슴속에서 수없이 많은 느낌표와 말줄임표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바람에 뒹구는 양말처럼 가볍고 자유롭기. 어쩌면 이것은 모리츠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순례의 길에서 추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돈 한 푼 없이 걷고 있는 모리츠가 진정한 순례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8백 킬로미터의 여정이 한 생이라면 나는 지금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야 할 때, 나는 혼자인 것이 몹시 아프고 슬펐다. 누에고치 같은 침낭 속에 숨어서 조금 울었다.

 

숲길을 혼자 걷다가 생각했다. 내가 걷고 있는 이 낯설고 후미진 길을 나보다 앞선 누군가가 걸었고, 누군가가 걷고 있고, 또 걸을 거라 생각하면 이 길은 더 이상 외로운 길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길이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니 숲이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여분으로 가져온 양말 한 켤레는 어디서 없어졌는지 보이지 않은 지 오래다. 어쩌면 우리는 가진 것들을 하나씩 잃어버리기 위해 여행을 하는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속까지 텅텅 비우고 돌아오는 일, 그것이 여행의 목적인지도 모른다.

 

목적지에 다가갈수록 걸음이 느려지고 있었다. 할 수만 있다면 도착을 늦추고 싶었다. 목적지에 다가감으로써 목적지를 상실한다는 것. 향해야 할 곳을 잃어간다는 것이 마음에 구멍을 내는 것 같았다.

 

아카네는 다리에 부상을 입어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어차피 잘 걷지도 못할 텐데 친구를 기다리며 지체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어쩌면 그들은 산티아고에 빨리 닿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곳에 함께 도달하는 것이 목적일지도 모른다.

 

좋고 나쁜 것은 없어요. 옳고 그른 것도 없고, 우린 다를 뿐이에요. 꽃들도 제각각 다르지만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저마다의 색깔로 꽃을 피워내잖아요. 꽃 색깔이 다르다 해서 그 누구도 꽃이 틀렸다고 하지 않아요.

 

내가 떠나 있는 동안 시계는 한번도 쉬지 않았다는 듯, 정확히 시간을 맞추며 초침을 움직이고 있었다. 나도 이제 내 삶을 다시 걸어갈 준비가 되었다. 바람에 춤추는 밀밭이 없어도, 초록 순이 돋아나는 포도밭이 보이지 않아도 내가 서 있는 지금, 여기가 산티아고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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